102세에 소천하기까지 시집을 낸 시바타 도요라는 시인의 이야기입니다. 시인은 주방장이었던 남편과 사별 한 후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해서 시집을 냈는데, 이 할머니 시인은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 둔 100만엔을 들여서 낸 그 시집의 제목은 <약해지지 마>입니다.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 너도 약해지지 마” 1 만부만 팔려도 성공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이 시집은 자그만치 158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는데,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경제 불황의 늪에 빠져있던 일본인들에게 그의 시가 큰 격려가 되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너무 힘들면 이렇듯 한 노인의 삶의 지혜가 담긴 한 마디 격려에도 힘을 얻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왕자와 거지> <톰소여의 모험>의 저자인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도 의미가 있습니다. “멋진 칭찬을 한 번 들으면 그것만 먹고 두 달은 살 수 있다!”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13:16). 여기‘제사’를 영어로는‘Sacrifices’라고 번역합니다. 하나님께 올리는 <희생 제물>을 뜻합니다. 이기적인 인간들이 ‘선’을 행하고 나누려면 사실 자아가 죽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바울은 성도들이 이렇게 선을 행하는 것은 제사의 제물처럼 자아를 죽인 행위로 본 것입니다. 가난해서 선을 행할 수 없다는 이들이 있는데, 선행을 물질적 차원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선행을 제사로 받으신다면서 그것을 물질적인 것으로만 국한하셨을까요? “온량한 말은 생명나무라도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잠15:4). ‘온량한 말’이란 ‘격려’나 ‘칭찬’같은 말로 무형이지만, 누군가의 삶에 살 소망을 준다는 점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행으로 서로 나누어야 할 일입니다.
한편 우리가 행하는 모든 선한 일은 영혼 구원과 연결 될 때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선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께서 남기신 유업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성도에게 선행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요 특권입니다. 이 일은 사람이 돈만 있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눅10:27).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그 옷을 빼앗기고 맞아서 죽게 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쓰러진 것을 그 곳을 지나던 세 부류의 사람, 곧 제사장과 레위인과 사마리아인이 보았습니다. 그들 중에서 누가 강도만난 사람을 도왔습니까? 그는 사마리아인으로 그를 불쌍히 여겼습니다.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눅10:34). 이는 그의 마음이 그에게 선한 일을 행하도록 역사한 것입니다. 즉, 그는 ‘몸으로’ 가까이 갔고 ‘물질로’ 그 상처를 응급치료 했던 것인데, 이는 그의 ‘마음’이 일어나서 강도만난 사람을 돌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이튿날 주막을 떠나면서 주인에게 두 데나리온을 주며 그를 잘 돌보아 줄 것을 부탁한 것이나 추가되는 비용이 발생하면 자신이 갚겠다고 약속한 것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선한 마음이 먼저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선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선행을 성도의 구원을 확증하는 증거로 보았습니다.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딤전6:18,19). 물론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런 행위를 일으키는 우리 믿음이 영생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믿음이 행위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할 때, 이런 선행은 그 증거로 충분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선행이 꼭 물질적인 것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 일로 누군가를 격려하여 삶의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소망을 갖게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로써의 선행이 될 수 있습니다. 시바타 도요의 시 중에 이와 관련해서 나누고 싶은 <저금>이란 시를 소개합니다. “나는 말이에요/ 사람들이 친절히 대해줄 때마다/ 마음속에 저금해두고 있어요 외롭다고 느낄 때는 그것들을 꺼내/ 힘을 내지요. 당신도 지금부터 저금해 봐요/ 연금보다 나을 테니까요.”